본문 바로가기

중동사

팔미라 왕국사 (3)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페르시아 원정은 아주 좋은 출발을 보였다. 7만의 로마군은 연전 연승의 기세로 전쟁을 이끌었다. 안티오키아까지 쳐들어온 페르시아 군을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격퇴하고 북부 메소포타미아 탈환을 눈앞에 두었다. 샤푸르 왕은 뛰어난 군주였지만, 전쟁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었다. 오데나투스는 로마군에서 눈부신 전공을 세운다.
260년, 전황은 급격하게 바뀐다. 로마군과 페르시아 군의 격렬한 전투가 페르시아의 승리로 끝나고, 황제인 발레리아누스가 사로잡힌다. 페르시아 군은 로마군을 격파한 기세로 시리아, 킬리키아, 카파도키아 등의 로마 속주를 약탈하고 다닌다. 로마는 황제가 사로잡힌 미증유의 국난에 꼼짝 못하고 당하기만 한다.
팔미라의 수장이었던 오데나투스는, 이 직후 페르시아 측에 접근한다. 샤푸르는 오데나투스가 보내온 선물을 즉각 거절해버린다. 이에 오데나투스는 샤푸르를 기습 공격한다.
오데나투스는 264년 인근 지역을 장악하고 끌려간 황제의 송환을 목표로 맹공을 퍼붓는다. 사푸르는 로마의 황제를 사로잡고 인근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지만 오데나투스의 공격으로 인해 이 성과를 모두 잃게 된다. 오데나투스는 니시비스를 재탈환하고 여세를 몰아 두번이나 페르시아의 수도인 크테시폰까지 나아간다. 비록 목표로 했던 황제의 재탈환에는 실패하지만 사푸르의 첩과 왕자들을 사로잡고 페르시아의 영토를 황폐화시킨다.
로마가 얻은 수치를 되갚고 불안정한 동방을 든든하게 만들어준 오데나투스에게 공동황제였던 갈레리아누스는 아우구스투스 호칭을 내려주고 동방 총독의 지위를 얻는다. 로마는 당시 갈리아 제국이 들어서고 고트족의 침공을 받는 등 내외로 어지러운 상황이라 동방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고, 오데나투스와 같은 능력있고 믿음직한 동맹에게 동방을 맡기는 것이 최선이었다.




'중동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동 지도 모음 - 사산조 페르시아  (0) 2016.06.10
중동의 패자들 - 이슬람 이전  (0) 2016.06.09
팔미라 왕국사 (2)  (0) 2010.02.24
팔미라 왕국사 (1)  (2) 2010.02.23
마르마리스 (Marmaris) 의 역사  (0) 201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