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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유럽의 패자 독일

브렉시트 논쟁을 바라보며 유럽은 언제나 통합과 분열을 반복해온 역사가 떠올랐다. 언제나 그 주체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었다. 유럽연합을 처음 주창한 것이 영국의 수상이었던 처칠이지만 현재 유럽연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독일이다.(난민이니 안보니 하지만 사실 영국의 탈퇴 움직임에 가장 큰 이유이다.) 독일은 수차례 유럽의 패권을 노려왔고 실제로 몇차례 본격적으로 패권을 노리는 행위를 취해왔다.



게르만족은 독일의 민족이기도 하고 나라 이름(Germany)의 어원이기도 하지만 사실 지금 유럽을 이루고 있는 총체라고 할 수 있다. 로마제국을 이루고 있던 민족은 그리스인과 라틴인 그리고 켈트족이었지만 국경 바깥에 살고 있던 "야만인"인 게르만족이 훈족의 침입으로 대 이동을 시작하면서 게르만족의 일파인 프랑크족, 고트족, 앵글로족, 색슨족 등이 로마로 침공해온다. 이후 유럽은 서로마의 멸망과 함께 대대적인 재편이 일어나고 프랑크 왕국의 분열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전신이 탄생한다.



동프랑크왕국을 모태로 태어난 독일 왕국은 오토대제의 활약으로 이탈리아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신성로마제국으로 거듭난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위에 오르고, 결혼동맹 등으로 스페인과 오스트리아까지 통합하게 되지만 30년 전쟁의 패배로 많은 영토를 잃고 베스트팔렌 조약에 의해 이름뿐인 제국으로 몰락한다.



작은 소국으로 나뉘어있던 독일은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통일을 이루고 독일 제국을 형성한다. 이후 뒤늦게 식민지 경쟁에 뛰어든 독일은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에서 영국/프랑스와 식민지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식민지경쟁에서 독일이 차지할 빈 땅은 별로 없었고, 결국 삼국동맹을 통해 세계1차대전을 일으킨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삼국 동맹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삼국 협상에 대해 전쟁을 일으킨다. 서부전선에서 조금의 진군이 있었지만 곧 지리멸렬한 참호전으로 바뀌고 동부전선이 러시아의 진군으로 무너진다. 오스만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지만 동맹이었던 이탈리아가 배신하고 영국의 해상봉쇄에 맞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펼치지만 오히려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내 패전하고 식민지와 영토를 잃고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베르사유 조약을 맺어야 했다.



패전 이후 독일에 주어진 가혹한 조약은 민생의 피폐를 가져왔고 독일 민중은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나치를 선택한다. 나치는 베르사유 조약을 폐기하고 빼앗긴 영토를 되찾는다.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고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한다. 폴란드를 침공하고 바다 건너 노르웨이까지 점령한다. 선전포고를 한 프랑스를 단 6주만에 점령해버렸고 동맹인 이탈리아의 그리스 침공과 불가리아의 유고슬라비아 침공 등으로 유럽 전역이 전운에 휩싸인다. 유럽 본토의 대부분을 차지한 나치는 영국을 공습하며 소련을 침공하여 전선을 넓히는데 예상치 못한 강한 반격에 직면하고, 미국까지 참전하면서 결국 패망하고 만다. 소련의 군대에 베를린이 함락되고 연합에 의해 동서독으로 나뉘어 분할지배당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유럽의 패권을 장악하려고 했던 독일. 유럽연합이라는 평화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의 통합 안에서 독일의 패권은 점차 강화되어 가고 있고, 브렉시트로 인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매번 큰 규모의 전쟁을 통해 결착지어지고 실패로 끝났던 독일의 패권이 이번에는 어떠한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